오세암 2

[가을 설악산 순례기 2편] 오세암에서 내려오는 길, 단풍은 천상의 색이었다

어스름한 새벽, 범종각에서 울려 퍼진 범종소리에 눈이 자연스레 떠졌다.밤새 몸은 깊은 휴식을 취했고, 마음은 잔잔해졌다.방문을 열자, 차가운 공기와 함께 맑은 별빛이 아직도 머물고 있었다.아무 말 없이, 그러나 꽉 찬 고요함으로.따뜻한 물 한 모금 마시고, 적멸보궁 법당에 올라 삼배를 올린 뒤 다시 배낭을 챙겼다.오늘은 오세암을 향하는 길.설악산 깊은 품을 따라 걷는 또 다른 순례의 시작이었다.       봉정암을 출발하여 오세암으로 향하는 길은어제의 고된 오름길과는 내리막길이라 또 다른 분위기였다.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선지 말이다.그래도 만만하지 않은 일정이지요.ㅎㅎ안개가 걷히며 점점 밝아지는 숲길,낙엽이 쌓인 부드러운 길 위로 햇살이 쏟아졌다.함께 걷는 이들도 조용히 숨을 고르며 발을 맞췄다.가끔 바람..

여행 맛집 2025.04.11

[가을 설악산 순례기 1편] 백담사에서 봉정암까지, 그 단풍 속을 걷다

십여 년 전, 단풍이 절정을 이루던 가을 어느 날.집에서 아직 어둠이  가시지 않은 꼭두새벽에우리 부부는 차를 몰고 경부고속도로를 통해서 강원도 설악산을 향해 출발했어요.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새벽 공기는 서늘했고,마음은 그보다 더 차분했던거 같아요.목적지는설악산 깊숙한 곳,천상의 암자라 불리는봉정암이지요.     해가 막 떠오를 무렵,설악산 기슭의 작은 식당에 도착해서 담백하고 부드러운 순두부백반 한 상.속이 따뜻해지니 몸도 풀리는 듯했고,아침 공복을 달래기엔 이만한 게 없었지싶다.하루 종일 이어질 산행길을 준비하는 의식이랄까 ㅎㅎ.  식사 후, 다시 백담사 입구의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,옹기종기 모여서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백담사를 찾는 여늬 순례자들과 함께 셔틀버스를 탔다.백담계곡을 따라 천천히 ..

여행 맛집 2025.04.09